제목 : 마디아 홈커밍 (A Madea Homecoming)
개봉 : 2022
감독 : 테일러 페리
출연 : 테일러 페리, 캐시 데이비스, 데이비드 맨, 태멀라 J 맨, 브랜던 오케롤
시청 : 넷플릭스
마디아
마디아 홈커밍은 테일러 페리의 시리즈 캐릭터인 '마디아' 이야기의 연장선이지만, 시리즈를 몰라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트레일러만 보고 가볍게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볼만한 내용들이 가득한 이 영화는 단순 가족 코미디라는 단어로 요약한다면 많이 아쉬울거같다. 감독 테일러 페리가 여장을 하고 손주가 있는 할머니 마디아의 연기를 하며, 동시에 마디아의 남자형제의 역할까지 또 다른 분장을 통해 소화하는 열정을 보인다. 테일러 페리의 마디아 역할은 너무나 그에게 잘 어울리지만 한글 자막없이는 놓치는 부분이 생길정도로 말이 엄청 빠르고 억양도 강하며 목소리도 굉장히 하이톤이라 그의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이 영화에선 아일랜드 tv 시트콤인 'Mrs. Brown's Boys'에서 여장을 하고 아그네스 브라운을 연기한 브랜던 오케롤이, 여기서도 똑같이 아그네스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미드와 영드등 외국 드라마나 시트콤 마니아라면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볼법한 영화이다.
증손주의 졸업
마디아의 증손주 팀의 대학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온가족이 마디아의 집에 모인다. 팀은 세 살 많은 룸메이트 다비를 데리고 마디아의 집에 도착하고, 다비의 가족들은 다비를 보러 아일랜드에서 날아와 마디아의 집을 방문한다. 팀의 엄마 로라는 불같은 성격의 마디아가 싫어할 걸 알지만, 아들의 졸업이라 전남편 리차드를 초대한다. 가족이 모일수록 해프닝은 많이 일어나는 법. 분명 팀의 졸업 축하인데 한 명 한 명 입장할 때마다 졸업과는 관련없는 시끄럽고 복잡한 일들이 발생한다. 졸업식 전 용기를 내 커밍아웃을 한 팀이 가족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모든게 순조로워 보이는 그 때, 로라의 절친 실비아가 로라의 전남편 리차드와 결혼 발표를 한다. 실비아는 로라와 리차드의 이혼을 도운 장본인이기에 배신감에 차있을 것 같았던 로라는 어쩐지 아무렇지 않아한다. 알고보니 로라는 팀의 룸메이트 다비와 2년째 연애중이었고, 다비는 로라에게 청혼을 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을 겪은 팀은 모두에게 화가 나지만 마디아와의 대화끝에 뭔가를 느끼게 된다. 졸업식 당일 대표 연설에서 그는 자기가 남들과 다름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보여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그 역시 가족들과 친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알고 봐야할 것
이 영화는 중간 중간 흑인 문화와 역사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한다. 그 중 한두가지만 언급하자면 첫번째로는 마디아의 남자형제 조와 증손녀 엘리의 관계이다. 경찰이 된 엘리를 보며, 경찰과 한 지붕아래 있을 수 없다고 외치는 조. 그런 조를 조용히 시키기 위해 마디아는 차의 경보음을 작동시킨다. 경보음이 울리자마자 경찰을 부르라며 경찰을 찾는 조의 모습은 경찰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 그들에게 적대적이면서도 위험상황에서는 그들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두번째는 마디아의 친구이야기이다. 자신을 배신한 친구가 탄 버스를 멈추고 그녀에게 내리라 했지만 그녀가 내리지 않았다하며 그녀의 이름이 Rosa Parks라고 한다. 실제로 로사는 흑인인권을 위해 백인전용 버스에 탑승하여 내리지 않는 최초의 인권운동 여성인데 그녀의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영화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 부분의 연출이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이 외에도 비욘세를 연상시키는 테일러 페리의 엔딩 공연도 볼만하다.
하나만 해
평점이 높은 영화는 아니지만 알고보면 꽤나 많은 게 눈에 들어오고 다시금 곰곰히 인권과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단순한 가족 해프닝 이야기에서 그치지않는 영화이다. 하지만 주제가 명확하고 깔끔한 이야기 전개를 원한다면 중간에서 정지하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한다. 흑인 인권운동의 역사, 흑인가정집 앞에서 와칸다 포에버를 외치는 아일랜드 백인할머니, 아이리시 백인과 흑인들이 각기 다른 억양에 따른 소통에 문제, 커밍아웃하는 손주, 아들의 친구와 연애하는 이혼한 여성의 모습을 전부 다 보여주자니 정신이 없긴하다. 하지만 넷플릭스라서 가능한 영화가 아닐까 싶은, 한 번쯤은 끝까지 볼만한 영화이다.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린 북 (Green Book, 2018) 영화 리뷰 (0) | 2022.03.09 |
---|---|
제 5원소 (The fifth element, 1997) 영화 리뷰 (0) | 2022.03.09 |
디빈: 여신들 (Divines/디바인스, 2016) 영화 리뷰 (0) | 2022.03.08 |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2021) 영화 리뷰 (0) | 2022.03.07 |
로만 J 이스라엘, 에스콰이어 (Roman J. Israel, Esq. 2017) 영화 리뷰 (0) | 2022.03.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