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개봉 : 1976
감독 :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 로버트 드니로, 조디 포스터, 시빌 세퍼드
시청 : 넷플릭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카지노(Casino), 좋은 친구들 (Good Fellas), 아이리시맨(The Irishman) 등의 감독이자 로버트 드니로와 조 페시의 조합을 매번 너무나 잘 이용한 마틴 스코세이지. 그의 영화를 떠올리면 늘 주요 갱스터와 조력자의 눈으로 보여주는 옛날 갱스터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동시에 영화들이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하지만 로버트 드니로의 아주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영화이자, 영화계와 세상에 분노를 느낀 감독 자신의 감정을 가득담은 택시 드라이버는 뻔하지 않게 다가왔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주류가 될 수 없는 본인의 영화들에 대한 좌절감과 할리우드와 세상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는데 이에 공감한 각본가이자 다른 영화들의 감독이기도 한 폴슈레이더의 공감이 이 영화에 담겨있다는 배경이 영화를 이해하는데에 더 도움을 주었다.
로버트 드니로
갱스터 영화 이 외에 내가 이때까지 감상한 로버트 드니로의 필모는 짧게 말하자면, 리미트리스(Limitless), 킬러 엘리트(Killer Elite), 프랑캔슈타인(Frankenstein), 그리고 오 마이 그랜파(Dirty Granpa)가 있다. 물론 너무 많아서 다 언급도 힘들고, 이미 포스팅해놓은 작품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처음 접한 그의 영화는 이미 그가 나이가 이미 들었을 때 찍은 작품들이었다. 인자하면서도 괴짜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연기를 펼치는 그를 보며, 어린마음에 마냥 연기 잘한다고만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며 하나하나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서, 그가 어떻게 이렇게 오랜시간 연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광기를 담은 연기부터 애잔한 감정을 끌어올리는 연기까지. 작품 장르의 다양성도 그의 연기를 질리지 않게 감상하는 이유이다.
택시드라이버
베트남전쟁 참전 군인이 불면증을 겪는 내용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깡마른 외모에 사회에서 고립된 트레비스 비클은 뉴욕시의 택시기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학력도 신체적 조건도 부족한 전직군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뉴욕 택시기사 중에서도 가장 험난한 꼴을 많이 본다는 밤시간 근무조였다. 근무가 끝나면 당연히 너무나 더러워진 택시를 청소해야했고, 괴상한 일을 많이 목격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선거 캠페인 메니저 뱃시를 만나게 된다. 그녀를 본 트레비스는 점점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녀를 이 험한 세상에서 구해야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처음엔 호감을 가지고 그를 만났던 벳시는 그의 이상함에 그를 경계하기 시작하고 차단해낸다. 벳시와 다시 가까워져보려하지만 뜻대로 되지않자 트레비스는 그녀가 지지하는 후보를 암살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후보자를 죽일 듯 계획을 세우지만 실패한다. 그러던 와중에 그는 스스로를 험난한 세상으로부터 먼저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연히 만난 열두살 성매매 소녀 아이리스를 그녀의 포주로부터 구해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게 된다. 그녀에게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트레비스는 무기를 사들인다. 갖은 무기를 들고 아이리스의 포주를 찾아간 그는 건물에 있는 모든 이들을 죽이기에 이른다. 총성을 듣고 찾아온 경찰들은 총을 맞은 트레비스와 수많은 시체들을 마주한다. 며칠 후 뉴스기사엔 택시기사가 여자아이를 구했다는 내용이 실리고, 트레비스의 벽엔 아이리스의 아버지가 보낸 고마움을 담은 편지가 걸려있다. 이전 처럼 택시를 운전하는 트레비스는 우연히 탑승한 벳시의 환대를 보게 된다.
죽음
생각을 해야했기에 영화가 끝나고 단순하게 잘봤다라는 평을 남기기 힘들었다. 결말이 너무 아이러니 했기에 잠시 멍하게 영화를 복기해보았다. 옳지않은 세상의 문제점을 옳지않은 방법으로 해결했는데 환대를 받는다니, 말이 되지않는다고 생각되었다. 허무맹랑한 영웅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싶지않았을텐데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결론은 총을 맞은 트레비스가 경찰들 앞에서 자살을 하는 듯한 시늉을 하고 고개를 떨구는데, 사실 이때 이미 그는 죽음을 맞이한것이다. 실제 총격씬에서도 트레비스가 치명상을 맞은 듯 보인다. 그렇기에 트레비스는 이미 죽음을 맞이했고, 꿈속 혹은 죽음 앞에서 그의 망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뉴스에 그의 이름이 실리고, 영웅대접을 받고 벳시의 미소도 되찾는 환상을 보게 되지만 실제로는 죽음 직전의 환영일 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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